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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생각

바보 대통령을 보낸 지금, 이제는 우리가 변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 일주일은 정말 우울한 나날을 보낸 한주였던 것 같습니다.
전 국민이 아마도 그러했을 거라 생각되는데요...정말 추모열기가 대단했지요...아직도 채 가시지가 않은 듯 합니다.

지난 금요일 영결식과 노제를 지켜보면서....(특히나, 안도현 시인의 '사랑합니다' 외침 당시) 잠시 생각에 빠져보았습니다.

'정말 우리는 노무현 前 대통령을 사랑하긴 했었나??'
'우리의 위대한 바보 대통령을 저렇게 허망하게 죽도록 만든 것이 누굴까? 진정 누구 책임일까?'


그런데..참 부끄러운 마음이 생기더군요...
최소한 제 자신은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진 못했던 것 같고...그렇게 세상을 떠나 보낸 것도 저~ 한켠에는 내 책임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은 눈물을 흘리며, 애통하며 그를 서럽게 보내면서,,MB를 비롯하여 기존의 기득권 세력들에게만 그 원망을 돌리고 욕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MB정권이 책임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내 자신에 대한 반성은 하지 못했던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前 대통령이 이토록 허망하게 세상을 등지고 떠난 것은...그가 너무도 힘이 없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바보 대통령...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웠던 그는 참 외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꿈꾸는 세상,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열심히 기득권 세력과 싸우며, 맞섰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기득권 세력과 싸우기엔 그의 주변 세력은 너무도 미약했지요...
그는 참~ 힘이 없었습니다.
그는 정말 바보였습니다...너무도 보잘것 없는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그저...홀로 외로히 버틴것입니다...
그런 그에겐 싸울 수 있는 힘이 절실히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힘이 되어주어야 했던 건...바로 우리, 국민이었던 것이죠...그런데...우리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내 자신을 반성해 봅니다...

그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했었지만, 오히려 잠깐이나마, 그를 욕하기도 했고, 원망하기도 했고, 그에게 실망하기도 했었습니다...

그가 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될 때만 해도 모두들 기대가 컸었지요...
너무 기대가 컸었던 탓인가요...경제가 안좋아진다 생각하며, 경제도 못살린다 욕했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서민을 생각하며 낮은 곳에 눈높이를 맞춰주었던 그였기 때문인지...
'대통령이나 되서 왜 저러지?' 하며 무시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의 5년간의 재임기간을 보면서...
'주변에 참 사람도 없다! 저렇게 힘이 없어서야...정치세력이 약한 대통령은 뽑으면 안될라나...'
저는 이렇게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최근, 검찰조사가 진행되면서 뉴스 기사에 나오는 의혹들을 보면서....
가족도 단속하지 못했다고, 실망하고, 혹시라도...뉴스 보도처럼 '본인이 직접 관여한 건 아닐까' 의심의 눈초리도 보냈었지요...

이런 모든 것이 그에게 힘이 되기는 커녕...짐만 더 주었던 것 같습니다....
내 자신이 그를 그토록 함들게 만들었나 봅니다....


수십년동안 뿌리박혀 온 정치권을...사회풍토를... 힘없는 대통령 한명이 어떻게 단 5년만에 바꿔놓을 수 있을까요?
그렇게 하려면 더 막강한 힘, 국민의 힘이 있어야 했고, 퇴임후에도 그의 가치관을 물려받은 사람을 지지해 주어야 했었는데 말이죠...

그러면서...17대 대통령 선거때는 "MB는 절대 대통령 시켜서는 안된다"고 주변에 얘기하면서,
정작 내 자신은 뽑을 사람이 없다며, 투표를 포기했었고, 정치에는 관심없다 등돌리며 살았었지요...

이제는....반성해야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제 2의 노무현이 나타나지도 않을 것이고, 나타나더라도 또다시, 이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을테니까요....
떠나 보낸 후에, 훌륭했었다....진정한 우리의 대통령이었다...사랑한다...그립다...외쳐봐야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이제와서 후회해봐야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이미 그는 이 세상에 없는 것을....
살아있을 때...진정 그를 인정했어야 했고, 힘이 되어 주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눈물과 그리움도 중요하겠지만, 진정 그를 생각한다면...
이제는.. 내 자신이, 그리고 우리 자신이 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말하고,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 ..
그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 국민이 힘이 되어주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제2의 바보대통령이 나올 수 있도록, 그리고...그가 국민의 힘을 등에 업고, 마음껏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노무현 前 대통령을 기억하는 길이 아닐까...하고 혼자 생각에 빠져봅니다.....



  • 세미예 2009.06.01 08:44 신고

    그 분을 지켜드리지 못한 우리가 죄인된 심정으로 변해야 합니다.
    공감하고 갑니다.

  • Shain 2009.06.01 10:25 신고

    지켜드리지 못 했다는 자책, 아마도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정치인을 직접 대통령의 자리로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그를 선택했을 때 고인을 향한 부채감도 함께 형성된 것이겠죠.
    다음 사람을 선택할 때는 진정 변해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취랑(醉郞) 2009.06.01 11:43 신고

    맞는 말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지키지 못한 것이니까요.
    살기 바쁘다는 명목아래 진정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잠시 망각했던 것 같아요.

    • sapzzil 2009.06.01 22:26 신고

      네...개개인의 힘은 작지만 뭉치면 커질 수 있겠죠...
      그 힘을 진정 필요할 때 써야겠지요...

      근데..요즘...이번 사건을 그저 자기들의 정치도구로 이용만 하려는 기회주의자들이 있는 듯 하여...왠지 안따깝네요...